흔들리는 인도네시아 경제와 ‘무료 급식’ 논란 : 희망인가, 미봉책인가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경제와 ‘무료 급식’ 논란: 희망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지만, 최근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내세운 ‘전국민 무료 급식’ 공약이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인도네시아

과연 이 정책은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일까요, 아니면 당면한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미봉책에 불과할까요?

체감하는 경제난: 실업률 증가와 중산층 붕괴

자카르타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며 친구들과 외식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던 니나 메가얀티 씨는 2023년 경제 둔화로 마케팅 직장에서 해고된 후 1년 넘게 실업 상태에 놓였습니다.

IMF

주택 계약금까지 잃고 저축액 대부분을 소진하는 등, 그녀의 이야기는 수백만 인도네시아인의 현실을 대변합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네시아의 실업률이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간 5%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언급하며 경제가 괜찮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카르타의 독립 싱크탱크인 브라이트 연구소의 경제학자 아왈릴 리즈키는 “정부는 경제를 부정하고 있다”며 “고용 수치가 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증거”라고 지적합니다.

IMF는 올해 인도네시아의 실업률이 작년 4.9%에서 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정부 역시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니나

니나 씨는 결국 작년 11월 계약직으로 재취업했지만, 이전 수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녀는 “말도 안 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지난 5년간 수백만 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중산층에서 밀려났고, 현재는 인구의 5분의 1 미만만이 중산층으로 분류되며 소비 지출도 감소했습니다.

수출 주도 경제의 위기: 제조업 부진과 일자리 감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동남아시아 최대 수출 주도 경제인 인도네시아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국내외 섬유, 신발 등 제조업 제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제조업은 고통받고 있으며, 저렴한 중국산 수입품 역시 현지 산업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제

그 결과 공장들이 문을 닫고 노동자들을 해고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비공식적인 일자리나 긱 경제에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3년 전부터 차량 호출 앱 운전자로 일하기 시작한 29세 디마스 파트와 라마단 씨는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지만, 앱 내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는 9달러를 벌기 위해 “최소 12시간은 운전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졸업장만으로는 직업을 구할 기회가 희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야심 찬’ 공약들, 그리고 우려의 목소리

작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전국적인 무료 학교 급식 프로그램과 저렴한 주택 공급을 포함한 선거 공약 이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펀드

또한 그는 새로운 국부 펀드를 설립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자금을 전용하고, 공공사업, 보건, 교육 부처 등의 예산을 삭감하며 긴축을 요구했습니다.

수천 명의 정부 계약직 직원들도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국가 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프라보워 대통령의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달 프라보워 정부는 15억 달러 규모의 2개월간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해상, 항공, 기차 여행 할인, 필수 식료품 지급, 수백만 명의 근로자를 위한 임금 지원 등이 포함됩니다.

대통령의 목표는 1조 달러가 넘는 경제의 성장률을 8%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급식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그의 무료 학교 급식 계획입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이 빈곤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인도네시아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치마히의 학생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점심을 먹고 있으며, 대통령 궁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학생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 프로그램이 그의 주요 선거 공약 중 하나였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무료 급식은 만능 해결책인가?

인도네시아의 무료 급식 정책은 교육과 영양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인도네시아 국기

하지만 현재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구조적인 경제 문제, 즉 높은 실업률, 중산층 붕괴, 제조업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이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대규모 예산 투입이 경제에 미칠 영향과 다른 중요한 부문의 예산 삭감으로 인한 부작용 또한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무료 급식’ 공약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진정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정책 이행과 그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입니다.

경제 지표의 개선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 향상이 동반되어야만 진정한 성공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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